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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목사 재판서 “그게 미국식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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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피아노 작성일 21-02-01 19:45 조회 42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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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 때문에….(흑흑) 가정이….(흑흑) 파괴됐….”

전북의 한 교회 A(63) 목사에게 성추행을 당한 B씨는 자신의 피해 사실을 알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 지난달 31일 전주지법 앞에서 전북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A목사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자리에서다.

B씨는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는 게 두려웠지만, A목사의 악행을 알리기 위해 어렵게 자리에 섰다. 악몽 같았던 기억을 꺼낼 때마다 온몸을 떨며 흐느꼈다. A목사에게 성폭행을 당한 C씨도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A목사와 그의 부인에게 당한 피해를 알렸다.

성폭력 피해자들이 직접 나선 이유는 A목사의 태도 때문이다. 여신도 9명을 성폭행·성추행 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은 A목사는 2심에서 자신의 행위에 대해 “미국식 인사 방식”이었다는 황당한 변명을 했다. “나를 교회에서 몰아내기 위한 모함”이라고 주장하며 피해자들의 공분을 샀다.

A목사의 부인은 2심 재판 과정에서 B씨와 C씨에게 합의를 시도했다. 피해자들은 “원치 않은 합의 강요에 2차 피해를 당했다”고 호소했다. 지역에선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합의를 시도해 감형을 받으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A목사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은 오는 14일 광주고법 전주재판부에서 열린다.

“가정 쑥대밭”…피해자 남편에 전화한 목사 부인
지난달 15일 오후 4시쯤 B씨의 남편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A목사의 부인이었다. 당시 A목사 부인은 B씨의 남편에게 “어떻게 합의금으로 3000만원을 요구할 수 있느냐. 그 돈 없어도 살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아내가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몰랐던 남편은 “그 돈 없어도 먹고 사는 데 문제없다. 그런데 무슨 말이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목사 부인은 “B씨가 명절에 목사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 교회를 방문했을 때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데, 그때마다 남편이 함께 오지 않았느냐. 그 상황에서 어떻게 성범죄를 당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통화가 끝나자 남편은 B씨에게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물었다. B씨는 가정의 평화를 위해 숨겨왔던 아픈 기억을 어쩔 수 없이 꺼내야 했다. 남편은 크게 화를 내며 B씨를 다그쳤다. 현재는 많이 진정된 상황이지만, 분노는 여전히 마음속에 남아 있다고 한다.

B씨는 “이제 남편까지 알게 됐고, 가정은 쑥대밭이 됐다”며 “몹쓸 짓을 한 목사가 제대로 처벌받기를 원하지 돈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B씨는 지난 2016년부터 2년 동안 교회에서 수차례 목사에게 성추행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A목사는 B씨의 미성년자 자녀에게도 몹쓸 짓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목사 피해 잠적한 신도 찾아가 합의 종용
A목사의 부인은 지난 6월 2일엔 C씨를 찾아갔다. 사전에 연락도 없이 불쑥 찾아와 “합의를 해달라”며 현금 1000만원을 제시했다고 한다. 목사 부인은 3시간 가까이 합의를 요구했지만, C씨는 이를 거절했다. 교회 인근에 거주하던 C씨는 성폭행을 당한 뒤, 살던 곳을 떠나 모처에서 홀로 생활했다.

C씨는 “그때 기억이 잊히지 않아 자살까지 생각했는데, 갑작스레 찾아온 목사 부인을 보고 손발이 떨리고 가슴이 뛰었다”고 했다. 이어 C씨는 “아픈 상처가 채 아물지도 않은 사람에게 갑자기 찾아와 몇 시간 동안이나 붙잡고 합의를 요구할 수 있느냐”며 “나를 두 번 죽이는 일이다”고 말했다.

전북지역 여성단체는 목사 부인의 행위로 C씨에게 2차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여성단체 관계자는 “이런 몰상식한 행위가 피해자에게 굉장한 위협과 정신적 고통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전북지역의 한 변호사도 “A목사는 성폭행을 하고도 ‘합의에 따른 성행위였다’며 범행을 부인했는데, 이젠 돈으로 피해자를 매수해 감형을 노리려고 하는 것 같다”고 했다.

“2심에선 더욱 무거운 처벌해야”
전북 지역 146개 시민·사회단체는 지난달 31일 전주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목사에 대한 법원의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A 목사는 익산 소재 교회에서 30년 동안 지위와 권위를 이용해 강간과 성추행 등 범행을 지속했다”며 “그런데도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하며 ‘미국식 인사였다’는 어이없는 말을 늘어놨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재판을 지켜본 피해자들은 거짓말을 하는 목사를 보고 분노했다”며 “반성하지 않는 A 목사에게 법원은 관용을 베풀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A목사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은 오는 14일 광주고법 전주재판부에서 열린다. 앞서 A목사는 지난 4월 16일 1심 재판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A목사는 1989년부터 올해까지 자신의 교회에 다니는 여성 신도 9명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하거나 추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자신의 자택, 별장, 승용차 등을 범행 장소로 골랐다. 심지어 교회 안에서도 성폭행을 했다. 일부 신도는 성폭행을 당한 뒤에도 지속해서 성추행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A 목사에게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 중 일부는 미성년자였으며, 모녀가 추행을 당한 경우도 있었다. A 목사는 성폭행을 거부하는 신도에게 “이렇게 해야 천국 간다. 하나님의 사랑으로 하는 거니 괜찮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목사는 경찰 조사에서 “신도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것은 잘못이지만, 성행위는 합의로 이뤄졌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http://n.news.naver.com/article/023/0003552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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